“너희들 내 덕 인줄 알아”       

 

1년 전에 나는 배심원으로 선택되어서 1주일정도 매일같이 법원에 간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 때 경험한 것들을 주보 칼럼을 통해서 나누기도 하였다.  그 중에서도 아내는 내 이야기를 누구보다도 자세히 듣고 배심원 선택 과정부터 재판하기까지의 모든 과정을 다 들어서 잘못(?) 걸리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들어가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런데 아내도 드디어 법원으로부터 배심원으로 선택이 되었으니 언제까지 나오라는 편지를 받게 되었다.  처음 배정된 날짜가 작년 겨울 아이들 방학기간이라서 일단 정해진 날짜에 법원에 가서 사정 이야기를 하고 연기토록 요청을 하기로 하였다. (전화로 연기할 수 있는 시기를 놓쳐서 당일에 가서 하기로 한 것임) 아내의 말에 의하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담당관에게 여러 가지 사정들을 이야기 하면서 배심원을 하지 못하겠다는 이유들을 말하더라고 한다.  그러니까 나중에는 담당관이 조금 화가 난 듯이 큰 소리로 만약 여러분들이 다 못하겠다고 하면 오늘 누가 배심원을 할 수 있겠냐는 식의 말까지 했다고 한다.  아내는 그 모습과 이야기를 들으면서 조금 미안한 생각이 들어서 담당관에게 나는 할 수 는 있지만 지금은 아이들이 방학이라서 연기를 좀 해주면 그 때에는 꼭 하겠다고 했더니 결국 연기가 되었다. 

 

  새로 받은 날짜가 1 26일이었는데 마침 월요일 이었다.  배심원으로 확정적으로 선택되는 과정이 때로는 하루에서 이틀까지 걸릴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나는 아내를 아침에 데려다주고 오후에 pick up하는 것으로 하고 법원까지 데려다 주었다.  차 안에서부터 아내는 걱정을 하였다.  화요일에 커피브레이크 성경공부 모임에 꼭 가야 하는데 만약 배심원으로 선택이 되면 가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그 전에 감기 때문에 한 번 빠졌기에 또 다시 빠지면 너무 미안하다며 걱정을 하는 것이었다.  나는 아내에게 배심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변호사나 검사 그리고 판사까지 혹시 어떤 질문을 하게 되면 무조건 나는 크리스천으로서 죄인들을 긍휼히 여기며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많다는 식으로 말을 하라고 (농담반 진담반) 알려주었다.  그러면 분명히 검사가 당신 보러 나가도 좋다고 할 것이고 그러면 당신은 집에 올 수 있다. (목사의 머리가 이럴 때 빛나면 안 되는데...^_^)  아내는 나의 말을 듣고 어떻게 이 난국을 빠져 나올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하는 눈치였다. 

 

  나는 아내를 법원 앞까지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왔다.  법원으로 들어가서 기다리면서 아내는 자주 나에게 보고를 하였다.  법원에 가면 기다리는 것이 일이라고 내가 알려주었기에 노트북 컴퓨터, MP3 player 그리고 책등을 미리 다 준비하여 한 가방을 챙겨서 갔기에 기다리는 것이 그래도 좀 괜찮았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배심원 교육도 받고 이제 기다리는데 배심원 후보자들의 이름이 호명되고 한 사람씩 불려 들어갔는데 아내의 이름은 계속해서 불리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 시간은 가고 20분이면 법원 퇴근시간이 되어서 내일 다시 와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게 되는 것이었다.  그렇게 되면 아내는 내일 커피 브레이크 성경공부에 가지 못하고 꼼짝없이 법원으로 출근을 해야 되는 것이다.  아내는 하루 종일 마음속으로 기도했지만 너무 급해서 화장실에 가서 기도했다고 한다.  “하나님,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아직도 제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고 이대로 오늘 업무가 끝나면 저는 내일 또 다시 와야 합니다.  그러면 내일 성경공부는 어떻게 해요?  제가 리더로서 모임을 인도해야 하는데 지난번에도 빠져서 내일은 꼭 가야 합니다.  이제 시간이 별로 남지 않았으니 하나님께서 알아서 하십시오...” 간구와 반 협박(?)적인 기도를 했다고 한다. 

 

  그리고 아내는 화장실에서의 기도를 마치고 배심원 대기실로 돌아왔는데 조금 있다가 담당관이 나오더니 광고를 하더라고 한다.  “재판이 취소되었으니 배심원 후보로 오신 모든 분들은 이제 집으로 돌아가도 좋습니다!  사람들이 너무 좋아서 한바탕 축제 분위기 이었다고 한다.  정확한 배경은 모르겠지만 재판하기로 했던 양쪽에서 서로 합의가 이루어져 재판이 취소가 된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 날 배심원 후보자로 온 모든 사람들은 배심원으로서의 봉사를 한 것으로 간주가 되어서 1년 동안은 또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그 때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아내는 혼잣말로 “너희들 다 내 덕인 줄 알아!” 했다고 한다. 

 

  나 같은 목사들은 어쩌면 이러한 말을 들을 때 아직 신앙이 어린 사람이라고 말할 수 도 있겠지만 나는 오히려 아내의 그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이 왠지 부럽고 감사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아내가 한 “너희들 다 내 덕인 줄 알아!”라는 말이 계속 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래, 이 세상 사람들이 과연 누구의 덕을 보면서 이 땅에서 살아야 할 까?  덕을 보려면 성도들로 말미암아 그 들도 덕을 보는 모습이 되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하신 말씀이다.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를 인하여 복을 얻을 것이니라 하신지라”(12:3)  라반이 야곱에게 한 말이다.  “라반이 그에게 이르되 여호와께서 너로 인하여 내게 복 주신 줄을 내가 깨달았노니 네가 나를 사랑스럽게 여기거든 유하라”(30:27)  하나님께서 요셉 때문에 로디발의 집에 복을 주신 내용이다.  “그가 요셉에게 자기 집과 그 모든 소유물을 주관하게 한 때부터 여호와께서 요셉을 위하여 그 애굽 사람의 집에 복을 내리시므로 여호와의 복이 그의 집과 밭에 있는 모든 소유에 미친지라”(39:5)

 

  하나님께서는 나만 이 땅에서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덕을 보는 삶을 원하신다.  지금 경제가 힘들어서 많은 사람들이 어려워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성도들은 어디에 있든지 바로 그 곳에서 복의 통로가 된다는 확신과 긍지를 가지고 오늘도 맡겨주신 사명을 성실하게 감당하자.  요셉이 어디를 가든지 그 곳에서 성실하게 그 사명을 감당할 때 그 주위에 있는 사람들도 복을 받은 것처럼 우리도 힘들지만 내가 지금 있는 바로 그 곳에서 성실하게 일하며 나아가자.  하나님께서 나 뿐만 아니라 내가 있는 그 곳과 주위 사람들에게도 복을 부어 주실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아니 적어도 나의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나 때문에 덕을 보며 복을 받게 하자.  그리고 우리는 그 모습을 보며 웃으면서 교만함으로가 아니라 기쁨 마음으로 속으로 말하자 “너희들 다 내 덕인 줄 알아! 

 

-이승우